🌿Outdoor P
작년에 기록적인 긴 장마로 인해 결국에 녹아버린 라벤더.
이번해엔 겨울과 초봄에 힘들었던 일때문에 정신줄을 놓고 있었는데..
심을까 말까 하다가 결국엔 늦게나마 모종을 샀다.
요즘 조금씩 산책하고 다니면
내가 집에 처박혀있는 사이에 봄이 왔음을 느낄 수 있는 이쁜 꽃들을 심어주신 그 집의 주인분들 덕에 기분도 좋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우리 집 앞이 내 척박한 기분을 굳이 그대로 보여주는 듯해서 ..
다시금 주문한 잉글리시 라벤더.
내가 좋아해서 심지만
요즘처럼 장마가 길고 중부지방 겨울에서 노지 월동이 확실히 된다는 보장이 없는 라벤더를 우리나라에서 마당 땅에 심기란 쉽지는 않다.
화분에 심어 밖에 두고는 겨울에 실내로 넣기도 하고 잦은 비도 피해 주는 식으로 키우는 것이 쉬울 터.
내가 마당에 심기로 했을 때에..우선 걱정은 밖에 둬야 잘 크는 꽃이 피는 식물이지만
알맞은 기후인 _봄 가을-이 짧고
여름은 너무 쎈직광이 걱정되긴 했지만 나의 방식인..
직광 정도는 일단 적응시켜보자는 주의라서 여름은 크게 걱정한건 아니었다.
중부지방의 겨울 추위에 노지 월동이 되는지 정확하지 않아서 (경험담의 차이와 요즘 겨울의 온도차가 심했던 점도 있다.)
겨울만 걱정했는데..
작년여름.
장맛비를 이삼일 연달아 맞춰도 어느 정도 멀쩡하기에
역시나 숨 쉬는 맨땅과 바깥통풍에 놀래하며 다시금 자연의
힘에 놀라며 역시 최고다 최고다 하고 있었는데..
그다음부터 거의 한달을 연달아 비가왔다.
여기저기 온 지역에 피해도 많았던 작년 2020년 여름은.
우리동네는 큰피해는 없었지만 _
정말 단 하루도 밝게 말리는 빛이 쪄주지 않았고,조금씩이라도 비가 늘 오면서 거의 7월 말과 8월 한 달을 늘 물에 적신 땅에 지내다가
결국은 마지막 즈음에 다 녹아버렸다.
밑에 지역의 라벤더 농장도 망연자실.
다 쓸려간 소식들도 보았고...
홍수 피해까지 덮쳐서 모두가 힘든 날들이었으니.
나의 정원 앞에 심은 작은 라벤더 몇 포기를 다 보낸 것은 안타까움 정도로 그쳐야했고,
우리나라의 여름 역시나 얼마나 혹독한 계절인지..(식물 키우기에) 다시금 느꼈다
그래도 올해
다시 라벤더로 도전하는 이유는..
설마 작년과 같은 장마가 오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정말 ㅡ쉽게 생각하는 이유긴 하지만..ㅎㅎ)
그 스치는 향과 보라색 빛의 꽃들을 포기할 수가 없다.
라벤더를 수확해서 말려놓으면 향이 무척 오래간다.
걸어놓으면 지나가며 실내에서 향도 오래 느끼고..
또 드라이된 꽃 하나씩 빼서 누군가에게 선물을 줄때 장식으로 이용해도 좋았다.
바깥의 꽃에서도 꽃대를 잘라주고 다시 피우고 하며 꽤 오래 그 즐거움을 볼 수 있고 -
여러 면에서 완벽한 나의 야외 정원 Favorite 1.순위이다.
포기가 안된다.😭
그리고 좀 그럴듯한 이유로는...음.
작년 초여름 장마가 오기 전에..
직광에 약간 힘들어하면서도 곧잘 버텨내는 것도 보았고..
또 작년 그 여름에 화분에 심은 (더 약한) 바질은 초여름 직광에 거의 타들어가듯 잎을 떨구다가는 결국 적응해서 새잎을 내주는 것도 보았다.그 ㅣ후에 장마 내내 거의 죽은듯했지만 8월 말 즈음 장마가 끝나고는 또 새순을 올려주었다.
그냥 그대로 바깥에 방치하고 줄기를 잘라준 것뿐이다.
직광을 이겨내고 밖에서 키운 바질은 맛이 약간 매운맛까지 감돌며 맛있다고 어디선가 들은 적도 있다.
그럴 듯이 그 과정이 지난 후 엄청 크고 두꺼운 잎에 짙은 향을 내었다.
(그러나 바질은 무조건 노지 월동이 안된다)
그런 점을 보아서 다시 한번 장마철을 앞두고는 있지만..
믿어보기로 한다.
화분에 심을까.땅에 심을까를 가지고 좀 고민이 되었다.
땅에서 잘 자란 식물들이 엄청 크게 넓게 자라는 것을 보고도 싶었기 때문에..
그러나..
비가 또 역대급으로 자주 온다면..
배수가 특별히 잘 돼는 땅도 아니고 그 수일 내에 젖은 땅에서 녹을게 걱정이어서..
고민했다.
고민고민 •᷄⌓•᷅
우리 아이는 작년에 잉글리시 라벤더와 프렌치 라벤더 등을 키워보고 그 향에 반했고 꽃도 이쁜 줄 알아서..
주문한 모종 몇 개가 도착하자마자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른다
다시 키우게 되어 좋다며 한참을 상관한다.
모종을 10개 정도 하고 팟으로 두 개를 들었다.
중품은 화분에서 키울 생각이고
모종은 땅에 심고..
고민하다가 둘 다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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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이쁘다며..계속 들고 다니는 우리 아이
식물을 키우는 엄마의 든든한 리액션 담당 ㅎㅎ
그러나 많은 식물 중 유난히 라벤더를 더 좋아하는 것은
틀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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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친김에 밤이 늦긴했어도 심어버릴까 하다가..
도무지 자신 없어서 내일 하기로 했다.
이 아이들도 택배로 오느라 박스 안에서 고생했을 텐데 그 상태로 편히 쉬라고 밖에 두었다.
오랫만에 식물을 밖에서 들였다.
역시나 그 즐거움은 ㅎㅎㅎㅎ
특히나 꽃이여서 더 반갑다.
꽃보기 식물은..아무래도 야외를 선호한다.
실내에서 그 빛과 환기의 환경을 맞춰주기가 쉽지않고
그렇지 못하게 키우면 각종 병해충이 잘 걸리기에.
실내에서 키우길 선호하는 편이 아니다.
계절이오면 야외에 심고..노지월동이 어려운경우엔 담 해에 다시 심고 그런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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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을 자리에 두고는
내일로 미루고 집에 들어왔다.